한국 겨냥, 유족 차량에도 자폭테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예멘파견대응팀 등 8명 탑승… 인명피해 없어
예멘정부 “테러범, 한국인 차량 목표로 공격”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예멘 폭탄테러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된 정부 신속대응팀과 유가족이 탄 차량이 18일 오전 8시 40분경(현지 시간) 자살폭탄테러 공격을 받았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유가족 3명과 정부 신속대응팀 등 8명이 탄 차량이 사나 공항에 도착하기 10분 전 경호 차량과 신속대응팀이 탄 차량 사이에서 폭탄이 터졌다”며 “신속대응팀 차량의 유리창이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곽원호 주예멘 한국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샤흐란)호텔을 떠난 유가족 일행이 20분 뒤 주택 밀집지역을 벗어나 한적한 도로로 들어서는 순간 폭탄이 터졌다”며 “자살폭탄테러범이 도로 중앙분리대에 숨어 있다가 튀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DPA통신은 자살폭탄 테러가 한국 신속대응팀과 유가족이 탄 차량을 겨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보도했다. 예멘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자살테러범의 시신은 산산조각이 났고 테러범의 신원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예멘 고위 안보관계자는 “보안당국에 공항 테러공격 가능성이 접수된 상황이었다”며 “테러 현장 부근에서 20세 학생으로 보이는 범인의 신분증이 발견됐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유가족들은 사나 공항에 도착한 뒤 오전 10시 두바이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에 탑승했다. 15일 폭탄테러로 사망한 한국인 4명의 시신도 이들과 함께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송된다.

곽 대사는 현지 안전 문제와 관련해 “교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며 “예멘 정부는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무장경찰을 우리 대사관에 배치해 경계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국가정보원 주관으로 청와대, 외교통상부, 국방부, 경찰청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테러대책실무회의를 열고 이번 테러사건을 계기로 대테러종합대책을 만드는 한편 국제사회와 공조해 테러 예방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외교부는 신각수 2차관 주재로 국외테러사건 대책회의를 열어 재외공관과 한국 관련 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중동지역의 공관과 상사, 교민,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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