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사태 주역 왕단 ‘블로그 소통’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현재 옥스퍼드大 재직… “정치활동 아니다”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주역으로 대표적 반체제인사인 왕단(王丹·40·사진)이 블로그를 통해 누리꾼들과 교류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미국에 망명 중인 왕단은 중국 정부의 삼엄한 인터넷 검열을 피해 지난해 9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Sina.com·新浪網)에 ‘싱즈’라는 필명으로 블로그를 열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블로그는 누리꾼 6만여 명이 방문했으나 최근 중국 정부에 발각돼 폐쇄됐다. 하지만 왕단은 곧바로 다른 필명으로 블로그를 새로 열었고 며칠 만에 3000여 명이 방문했다.

왕단은 “귀국은 못하지만 사이버 공간을 통해 내가 조국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다”며 “블로그는 단지 소통수단일 뿐이고 정치활동 공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왕단이 블로그에 올린 글들은 대부분 고향이나 학교생활에 관한 내용이고 정치적 사안은 극소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으로 학생시위를 주도했고 반혁명선동죄 등으로 7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 1998년 석방된 뒤 망명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사학)를 받았고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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