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올봄에 아프간 자체 군인과 경찰을 훈련시킬 4000명의 교관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에 아시아와 유럽 혹은 아프리카의 도시에 테러 공격이 있다면 그것은 알카에다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본거지를 둔 알카에다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동맹국들이 아프간에 병력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지원을 해주길 기대한다. 아프간이 탈레반이나 알카에다의 손아귀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면서 테러범들을 겨냥해 “우리는 너희를 패퇴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4000명의 병력을 파견해 아프간이 자체 병력 규모를 현재 7만8000명에서 2011년까지 13만4000명으로, 경찰관은 7만8000명에서 8만2000명으로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추가 파병이 완료되면 아프간 주둔 미군 규모는 현재 3만8000명에서 5만900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현재 한 달에 20억 달러의 군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대로 파병 규모가 확대되면 군비 지출 규모도 6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알카에다는 파키스탄의 안전한 피난처에 숨어서 미국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파키스탄 정부가 더욱 강경한 대응책을 세워줄 것을 주문하는 한편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15억 달러의 원조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별개로 정책을 세웠던 파키스탄과 아프간을 앞으로는 하나의 지역으로 묶어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파키스탄 북서부의 잠루드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50명 이상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잠루드는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에 군수품을 공급하는 교통 요충지로 이번 테러는 오바마 대통령의 새 아프간 전략 발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