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아라비아 반도 지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예멘 연쇄테러 사건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미국의 테러 감시단체인 SITE가 27일 밝혔다.
이들은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이끄는 미국과 공조한 데 따른 보복으로 한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십자군(미군 등 서방권 군대)과 결탁해 이슬람과 전쟁을 벌인 한국의 역할에 대한 반응으로 우리의 영웅적인 형제 아부 오베이다 알자라가 순교에 이르는 작전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는 또 이번 공격이 지난해 8월 예멘 경찰이 알카에다와 관련된 무장단체 대원 5명을 사살한 데 따른 복수이며, 이슬람 신앙과 도덕성을 훼손시키고 있는 관광산업에 대한 보복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예멘 정부는 한국인 대상 연쇄테러 사건이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밝혀 왔지만 알카에다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성명을 올린 단체가 실제로 알카에다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004년 이라크에 3600명 규모의 자이툰 부대를 파병했던 한국은 한때 미국, 영국에 이은 세계 3위의 이라크 파병국이었지만 지난해 말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다. 아프간에는 2002년 2월 다산·동의부대를 파병해 건설 지원 및 의료 활동을 수행하다 2007년 12월 완전 철수했다.
15일 예멘의 시밤 유적지에서 자살폭탄테러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숨졌으며, 18일에는 사건 수습을 위해 예멘을 방문했던 정부대응팀과 유족 탑승 차량에도 자폭테러가 이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