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아버지의 배다른 여동생인 오냥고 씨는 케냐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미국을 들락거렸고 2002년 망명을 신청했으나 기각돼 2004년 추방명령을 받았다. 그 후 보스턴에서 여느 불법체류자처럼 숨죽여 살던 오냥고 씨는 지난해 대선 직전 “오바마의 고모가 불법체류자로 미국에 있다”는 폭로가 나오자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오바마 자서전에 따르면 1988년 뿌리를 찾기 위해 나이로비 공항에 내린 그를 처음 맞아준 사람이 바로 오냥고 고모였다. 생면부지 조카의 두 뺨에 키스를 해준 고모를 “다정다감하고 자랑스러운 여인”이라며 그리워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이틀 전 방송에 출연해 “법은 지켜야 한다”고 냉정하게 말해야 했다. 오냥고 씨는 대선 후 추방령에 맞서 이민법정에 항소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