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25% 멸종위기
“지구는 지금 6번째 대멸종기를 맞았다.”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13일자 커버스토리에서 지구상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다루며 이같이 전했다. 타임지가 지적한 6번째 멸종은 과거와 달리 소행성 충돌이나 지각변동 등 자연적 원인이 아닌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에 의한 재앙이다. 인류문명이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후변화, 삼림 파괴 등이 극심해졌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설명이다. 최악의 경우 모든 생물이 사라지고 인간만 살아남는 ‘고립기(Eremozoic Era)’가 올 것이라는 학계의 전망도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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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선 페름기에 속하는 2억5000만 년 전, 백악기인 6500만 년 전 등 생물이 대규모로 멸종된 시기가 지금까지 5차례 발생했다. 페름기 대멸종 시기엔 육상생물 70%, 해양생물 96%가 사라졌다. 백악기에 발생한 멸종기엔 당시 번성하던 공룡이 종말을 맞았다. 이 잡지는 현재 생물이 사라지는 규모가 앞선 대멸종기들에 비견할 만하다고 전했다. 환경보호단체들은 멸종이 진행되는 속도 또한 과거에 비해 1000배가량 빠르다고 경고하고 있다.
타임지는 대멸종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마다가스카르를 소개했다. 인도양에 위치한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대륙과 떨어져 있고 밀림이 우거져 여우원숭이 등 희귀 생물종이 서식해 왔다. 이 섬의 식물 90%, 동물 70%가 마다가스카르 고유종일 정도였으나 최근 농지 개발, 밀렵 등으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이 같은 생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제자연보존연맹(IUCN)도 지구상의 포유류 25%가량이 이미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 서식하는 자바코뿔소는 60마리도 채 남지 않았고 북극의 대표적 동물인 북극곰도 지구온난화로 급감하는 추세다. 참치, 산호 등 해양 생물도 과도한 어획과 바닷물 산성화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태계 파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생태계 가치는 1만 m²당 100달러에 이른다고 계산했다.
생물의 멸종은 결국 생태계에 의존하는 인간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이제는 구호 수준에서 벗어나 생물 보존을 위한 새로운 조치가 절실하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세계 곳곳에선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 탄소시장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동식물의 대량 멸종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생물보호구역을 세 배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잡지는 마다가스카르 국민의 61%가 하루 1달러로 생계를 유지하는 빈곤층인 만큼 이들의 생활을 지원하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타임이 선정한 멸종위기 생물 10종▼
자바코뿔소: 60마리 미만
바키타돌고래: 200∼300마리
크로스리버고릴라: 300마리 미만
수마트라호랑이: 600마리 미만
황금머리랑구르원숭이: 70마리 미만
검은발족제비: 1000마리가량
보르네오피그미코끼리: 1500마리가량
자이언트판다: 2000마리 미만
북극곰: 2만5000마리 미만
메콩대왕메기: 수백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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