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오바마, 유럽 일에 간섭말라”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터키 EU 가입 이견

美-佛 밀월관계 균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촉구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민감한 터키의 EU 가입문제로 양측이 충돌함으로써 사르코지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밀월관계가 끝났다고 6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터키를 방문하기 전인 5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미국-EU 정상회의에서 “이슬람국가를 포용해야 한다”며 터키를 EU에 통합시킬 것을 유럽 지도자에게 주문했다. 그는 또 “미국과 유럽은 이슬람 국가를 불의 및 폭력과의 전쟁에서 협력자로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터키의 EU 가입에 부정적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협력해왔지만 터키의 가입승인 문제는 EU 회원국들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터키의 EU 가입 협상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회원국인 키프로스와의 영토 분쟁, EU가 제시한 인권 및 개혁기준 미달 등으로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전략적 동맹국인 터키의 EU 가입을 지지하고 있으나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이슬람국가인 터키가 회원국이 될 경우 EU의 동질성에 방해물이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터키(7200만 명)가 회원국이 될 경우 다수의 유럽의회 의원을 확보하게 돼 강력한 거부권을 갖는다는 점도 터키 가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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