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시범도시 선정
‘기축통화’ 가속도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발걸음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8일 상하이(上海)와 광둥(廣東) 성의 광저우(廣州) 선전(深(수,천)) 주하이(珠海) 둥관(東莞) 등 모두 5개 도시와 홍콩의 거래에서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의무화 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광둥 성 및 창장(長江) 강 삼각주와 홍콩 및 마카오, 광시좡쭈(廣西壯族) 자치구 및 윈난(雲南) 성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의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그 후속 조치 성격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대부분의 대외무역에서 달러로 결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손해가 커지는 등 위안화 결제 요구가 높아져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런민(人民)대 황웨이핑(黃韋平) 교수는 “달러 약세가 계속됨에 따라 달러화 결제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안화 결제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과의 위안화 결제로 중국 기업들의 홍콩과의 거래 증가, 홍콩의 국제금융중심도시로의 육성, 위안화 국제화 등 ‘1석 3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옌성(張燕生) 대외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 주요 도시와 홍콩의 위안화 결제는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세계시장에서 더욱 널리 위안화가 사용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국제화와 관련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0∼12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만나 통화스와프 협정을 적극 추진해 ‘위안화 세력권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보도했다. 중국은 올 2월과 3월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와 각각 800억 위안 및 1000억 위안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6개국과 총 6500억 위안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원 총리가 아세안 국가들과 통화스와프에 적극 나서려고 하는 것은 교역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위안화 사용을 늘려 장기적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토대를 앞마당에서부터 다지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장빈(張斌) 국제금융실 부주임은 “경기 위축, 달러와 유로 등 주요 결제 화폐 가치의 불안정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통화스와프 확대를 통한 위안화 사용의 확대는 무역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