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연료 생산공장 본격 가동”

  • 입력 2009년 4월 11일 02시 56분


美 대화제의 하루만에 발표

클린턴 국무 “믿을 게 못된다”

이란은 9일 핵연료 생산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란 핵의 날’이기도 한 이날 이스파한 지역 인근의 핵연료 생산공장 개장식에 참석해 핵연료 생산단계 진입을 축하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은 두 가지 중대한 핵개발 기술을 성취했다”며 “하나는 핵연료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성능이 훨씬 개선된 두 가지 형태의 원심분리기를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함께 이란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직접대화를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표여서 이란 핵개발에 대한 서구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이란은 2007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8차례에 걸쳐 총 82t의 핵연료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왔다. 그러나 핵연료 자체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해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핵연료는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에 연간 30t, 아라크의 중수로에 연간 10t가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또 골람레자 아가자데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는 “이란이 현재 7000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월 이란에서 운영되는 원심분리기가 5000여 개라고 밝힌 것과 비교해 훨씬 많은 규모다. 원심분리기는 우라늄 가스를 저농도로 농축해 핵연료를 생산하거나, 고농축을 통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장치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믿을 만한 것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국제과학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란 측이 협상에 앞서 드라마틱한 선전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의 얼굴을 찰싹 때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공장 개장식에서 “정의와 평등, 상대방에 대한 존경에 기초한 협상이라면 이란은 항상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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