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여행권… 할인권… 中경기 ‘쿠폰 효과’

  • 입력 2009년 4월 15일 03시 04분


중국 저장 성 항저우 시정부가 올 2월 26일 발행한 다양한 종류의 여행할인권. 사진 출처 신화통신
중국 저장 성 항저우 시정부가 올 2월 26일 발행한 다양한 종류의 여행할인권. 사진 출처 신화통신
중국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는 지난 주말에만 100만 위안(약 2억 원)어치의 ‘여행할인권’을 시내 전역에 뿌렸다. 여행할인권을 제시하면 우한 시 명승지와 식당 호텔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우한 시는 올 들어 모두 2억40만 위안(약 400억8000만 원) 상당의 여행할인권을 배포했고 올해 말까지 3억 위안(약 600억 원)어치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이 덕택에 우한의 한 명승지에는 열흘 사이 22만여 명이 다녀갔고 그중 10만 명이 여행할인권으로 10위안씩 입장료를 할인받았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중국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 시는 이달 초 4만 장의 ‘주택구매 할인권’을 배포했다. 이 할인권은 집을 살 때 현금 대신 쓸 수 있어 최대 1만2000위안(약 24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소비 확대를 통해 경제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여행 성수기를 맞이해 중국의 지방정부는 일제히 여행할인권을 내놓고 있다. 이 할인권은 다양한 할인쿠폰을 묶은 일종의 ‘쿠폰 북’ 형태가 많다. 발행 도시뿐 아니라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와 홍콩 마카오 대만 등지에도 배포되고 있다. 항저우(杭州)는 한국 일본에도 보낼 계획이다. 중국 어디서나 인터넷에서 신청하면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올해 2월 중순 난징 시에서 처음 발행했고 노동절 특수를 앞둔 4월 현재 발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 성에만도 항저우, 펑화(奉化), 푸양(富陽) 등에서, 장쑤 성은 쑤저우(蘇州), 전장(鎭江) 등지에서 할인권을 발행했다. 베이징과 상하이도 최근 그 대열에 동참했다.

또 주택구매 할인권은 난징에 앞서 충칭(重慶) 시와 후난(湖南) 성 창사(長沙) 시에서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1일 중국 지방정부 14곳이 시작한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도 대상 품목을 크게 늘린 가운데 올 2월 1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 정책에 따라 농촌 주민이 가전제품을 살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이어 3월 중순 농촌 주민의 자동차나 오토바이 구매에도 정부 보조금을 주는 새로운 정책이 시행됐다.

중국 런민(人民)일보는 13일 ‘중국소비시장에 봄이 돌아왔다’는 1면 기사에서 올해 1, 2월 소비재 판매총액이 2조 위안을 돌파해 전년 동기보다 15.2%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각종 소비진작책이 효과를 내면서 소비가 중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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