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말리아 해적 지상 근거지 공격 검토

  • 입력 2009년 4월 15일 03시 05분


소말리아 해적들의 미국 선박 납치 및 인질극 소동을 계기로 소말리아 인근 인도양 해역에서 빈발하고 있는 해적행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는 소말리아 해적들의 지상 근거지를 이번 기회에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미군이 소말리아 해적들의 지상 근거지에 대한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이날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새로운 해군 함정을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 파견하는 한편 소말리아 해적의 ‘모함(母艦)’을 불능화하는 군사작전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통신은 “일부 군사 전략가 사이에서는 궁극적으로는 소말리아에 있는 해적의 소굴을 소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소말리아 본토에서 군사작전을 할 경우 해적행위와 무관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시선도 주권국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부정적이다.

한편 미국과 프랑스의 인질 구출작전 강행에 보복을 다짐한 소말리아 해적들은 더 적극적으로 화물선 납치에 나서고 있다.

쇼너 로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변인은 14일 레바논 업체가 보유한 토고 선적의 화물선이 해적에 납치됐다고 발표했다. 해적들은 앞서 아덴 만에서 그리스 화물선 1척을 납치하는 등 이번 주 들어 인근 해역을 지나는 선박 4척을 납치했다.

게다가 미국은 비슷한 비정규전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1980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이란의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사태 당시 특공대를 투입하고도 인질 구출에 실패했던 사례가 있고 198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아이티 민주화를 위해 군대를 투입하려 했다가 회항했던 일이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소말리아 부근의 해적행위를 막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며 소말리아 해적 척결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그는 “미래의 (해적들에 의한) 공격을 막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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