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도 ‘中力’의 법칙…中박람회 첫 서방업체 참가

  • 입력 2009년 4월 15일 03시 11분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세요”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부동산 전시회에서 한 미국 부동산업체 직원이 중국 고객에게 아파트 모델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세요”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부동산 전시회에서 한 미국 부동산업체 직원이 중국 고객에게 아파트 모델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현금이 넉넉한 중국 부자를 잡아라.’

12일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 구의 대형 전시장인 국제무역중심. 8일부터 시작된 ‘2009 베이징 춘계 부동산전시 교역회’ 마지막 날인 이날 19만8300m²(6만여 평)의 전시관은 최근 경기 불황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많은 투자자와 관람객이 몰렸다. 전시회에 참가한 120여 업체 중 60%가량은 베이징의 아파트와 사무실을 소개했다. 나머지 업체는 베이징 이외 상하이(上海) 등 지방 업체였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대형 에펠탑 사진을 세워 놓아 눈길을 끈 프랑스 부동산자문업체와 오스트리아 업체의 전시관이었다. 매년 열리는 ‘베이징 부동산 전시회’에 서방 부동산업체가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부동산투자자문사 CPi의 올리비에 보네 씨는 “에펠탑 사진을 보고 호기심에 들러 에펠탑도 매물로 나왔느냐고 농담 삼아 묻는 사람도 있다”며 “파리와 남부 휴양도시의 부동산을 소개하러 왔다”고 말했다. 보네 씨는 “진지한 태도로 부동산의 위치와 가격, 상품성 등을 묻는 사람이 100명이 넘었다”며 “베이징에 와보니 중국인들 중 부자가 많고 이들이 왕성한 투자의욕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쯔진청(紫禁城) 인근 창안제(長安街)의 베이징호텔에서도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부동산업체 70여 개사가 참가한 전시회가 열렸다. 이들 70여 개 업체는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등 각 지역에서 참가했고 기존 아파트와 별장 등을 매물로 내놨다. 개별 업체의 판촉이 아닌 미국 부동산업체가 단체로 베이징 중심에서 대규모 부동산 전시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 대도시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는 관람객들 중에는 미국에 유학하고 있거나 유학할 자녀들을 위해 저렴하게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중국의 언론은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부동산업체가 중국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풀이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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