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철폐회의 서방대표단 퇴장 파행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이스라엘은 인종차별국” 이란대통령 연설에 항의

제2차 유엔 세계인종차별철폐회의(더반 검토회의)가 30여 개국 정부 및 비정부기구(NGO)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했다. 하지만 미국이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한 데다 이날 개막 연설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인종차별 국가’라고 비난하자 프랑스 등 10여 개 서방국가의 대표단이 즉시 회의장에서 퇴장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등은 이번 회의가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리 불참을 결정했다. 프랑스는 일단 참가했지만 개막 연설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스라엘은 가장 인종차별적이고 무자비한 국가”라고 말한 뒤 대표단이 회의장에서 나갔다.

회의 개막에 앞서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서방국가의 요구대로 선언문 초안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종교 폄하와 관련된 표현이 모두 삭제됐는데도 일부 서방국가가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인종차별의 희생자를 외면하고 유엔의 인종차별 철폐 노력을 저해하는 처사”라고 강력 비난했다. 제1차 세계인종차별철폐회의는 2001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개최됐다. 당시 아랍국들이 유대주의를 인종차별로 규정하는 표현을 선언에 담으려 하자 미국과 이스라엘 대표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바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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