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밀반군 3000여명 정부군에 투항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민간인 탈출자 10만명 육박

스리랑카 내전 종료 임박

스리랑카 타밀반군의 고위급 장교 등 무장 대원 3000여 명이 22일 무더기로 스리랑카 정부군에 투항했다.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이 한꺼번에 투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타밀반군 장악지역에 갇혀 있던 민간인 탈출자도 10만 명에 이르고 있어 스리랑카 내전 종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반군 대변인인 벨라유담 다야니디와 ‘조지’라고 알려진 고위급 장교 등을 포함한 대규모 대원이 투항했다. 다야니디는 대변인으로 오랫동안 ‘반군의 입’ 역할을 해온 인물이고 조지는 반군의 정치부문 최고지도자급에 속하는 인물이다. 반군은 올해 1월 반군의 정치적 수도인 킬리노치치와 최후 군사거점인 물라이티부를 잃으면서 세력이 급속히 약화됐다.

반군 세력이 위축되면서 반군 장악지역에 있던 민간인의 탈출도 줄을 잇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에 따르면 민간인 탈출이 본격화한 20일 이후 이날까지 정글을 탈출한 민간인은 10만 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유엔 등 국제기구는 아직도 7만여 명의 민간인이 교전지역에 갇혀 식량과 의약품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케헬리야 람부크웰라 스리랑카 정부 대변인은 “민간인 구출을 위한 작전이 계속되고 있고 반경 12km의 좁은 지역에 갇힌 반군은 이제 전투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군이 적진 깊숙이 들어가 작전 중”이라며 “최근 사흘간의 전투에서 43명의 반군 대원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인구의 18% 정도를 차지하는 타밀족은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1983년부터 26년째 무장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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