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발원지 멕시코 아닐수도”

  • 입력 2009년 4월 29일 02시 59분


WHO “美-英-캐나다 사례 감염경로 불확실”

멕시코 “캘리포니아-텍사스서 환자 먼저 나와”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일 수도 있다?’

전 세계가 신종 돼지인플루엔자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 진원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망자가 150명을 넘어서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본 멕시코가 돼지인플루엔자 발원지로 지목돼 왔으나 멕시코 정부가 “첫 발생지는 미국”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 그레고리 하틀 대변인은 28일 “지금까지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진원지를 멕시코라고 확신해왔지만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발생한 몇몇 감염사례는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당초 인플루엔자 진원지로 알려진 곳은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 주(州)의 라글로리아 마을이었다. 멕시코 정부는 4월 초 집단 독감증세가 나타난 라글로리아 마을의 4세 소년이 돼지인플루엔자에 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에드가 에르난데스 군으로 밝혀진 이 소년은 현재는 회복된 상태다. 라글로리아 마을 근처에는 미 버지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양돈업체 ‘스미스필드’의 공장이 있다. 이 회사는 분뇨를 불법으로 공장 근처 강에 무단 배출한 사실이 적발돼 2000년 미 대법원에서 1260만 달러의 벌금 판결을 받은 적도 있다. 비위생적인 공장 관리가 돼지인플루엔자를 발생시킨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인근 돼지공장에서 나오는 배설물과 파리 떼가 결국 문제를 일으켰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 정부는 이보다 앞서 미국에서 감염환자가 나왔다며 진원지가 멕시코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호세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감염환자는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나왔다”며 “멕시코가 진원지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질병통제예방센터 낸시 콕스 박사는 이날 “조사 결과 멕시코에서 첫 감염 환자가 나온 이달 초보다 며칠 앞선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 남부와 텍사스에서 감염 환자가 처음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하틀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돼지인플루엔자는 멕시코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온 것일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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