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아직 바닥이라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서 11년째 한국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조지프 라우 이코노미스트(사진)는 15일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무척 조심스러워했다.
라우 씨는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에 비해 플러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아직 바닥이라 판단하기는 이르고 앞으로 최소 2년간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경제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려 L자형에 가까운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경제가 바닥을 확인하려면 수출이 살아나야 한다”며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7개국(G7) 경제가 내년에 3% 정도 성장한다고 하면 한국 수출은 10%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업률이 6∼7%까지 높아질 수도 있을 텐데 아직 ‘회복’이라 부르기는 무리”라며 “유동성 회수 등 통화정책 변경도 내년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금융기관 건전성에 대해 라우 씨는 “일부 외신들이 꾸준히 제기한 은행의 예대율 문제는 과장됐다”며 “한국 금융회사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건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높지 않다”며 “은행뿐 아니라 증권 등 제2금융권까지 포함하면 한국 금융권의 예대율은 일본보다도 건전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의 주가 급등 및 환율 하락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봤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