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선관위는 16일 치러진 총선 결과 50명의 의원 중 4명의 여성 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여성 당선인은 쿠웨이트 첫 여성 장관인 마수마 알무바라크 씨(사진), 대학교수인 아실 알아와디 씨와 살와 알자사르 씨, 여성인권운동가 롤라 다슈티 씨.
쿠웨이트 총선은 5개 선거구에서 10명씩 모두 50명을 선출하는데 기획 및 행정발전담당 장관인 알무바라크 당선인은 자기 선거구에서 다른 남성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쿠웨이트에 의회가 생긴 것은 1963년. 하지만 여성의 참정권과 피선거권은 2005년에야 허용됐다. 2006년과 2008년 총선에 모두 54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했지만 전부 낙선했고 여성 16명이 출마한 3번째 도전에서 4명의 여성 의원이 탄생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오랫동안 의회를 장악해 온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몰락이다. 이슬람 보수파 의석은 24석에서 16석으로 줄었다. 쿠웨이트는 바레인, 카타르, 오만 등 인근 이슬람국가에 비해 민주적이고 선진적인 의회정치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지만 여성의 정치 참여와 관련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여성 장관 2명이 이슬람 전통 스카프인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임 위기에 몰렸다. 최근 여자 경찰 간부가 처음으로 임명되자 “여자에게 어떻게 경례를 할 수 있느냐”며 성직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