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국민당 소속의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양안교류가 확대되면서 민진당 소속의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시절에 수난을 당한 장제스(蔣介石·사진) 전 대만 총통의 명예회복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진당의 ‘대만 독립’ 주장에 따라 진행돼 온 ‘탈중국화’도 일부 제동이 걸리거나 다시 원상회복되고 있다.
대만 행정원은 지난달 29일 타이베이의 ‘대만민주기념관’을 원래 이름인 ‘중정(中正)기념당’으로 7월부터 현판을 바꿔 달기로 결정했다. 중정은 장제스의 호다. 천 전 총통 정부는 2007년 5월 ‘장제스 지우기’와 ‘탈중국화’를 위한 정책을 잇달아 실시하면서 중정기념당의 현판을 바꿨다. 당시 민진당 정부는 기념당을 두르고 있는 벽도 부수고 기념당 정문의 현판 ‘대중지정(大中至正)’도 철거하려 했다. 하지만 타이베이 시가 이를 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며 맞서 벽을 부수지 않는 대신 정문 현판을 ‘자유광장’으로 바꿨다. 마 총통 정부는 ‘자유광장’이란 현판도 민의를 수렴해 원래 이름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앞서 올 1월에는 1년여 동안 중단했던 ‘중정기념당’ 내의 의장대 교대식도 재개됐다. 민진당 정부는 오전 9시부터 매시간 진행되는 군 교대식을 취소했으나 이제 육해공 3군이 번갈아가며 다양한 방식으로 교대식을 하고 있다.
마 총통 정부는 또 우편 업무 부서의 이름을 ‘대만우정’에서 ‘중화우정’으로 다시 바꿨다. 앞서 민진당 정부는 우정 앞에 ‘대만’을 넣어 독립의 의미를 좀 더 강조하고자 했다. 마 정부는 또 천 전 총통 시절 ‘탈중국화’ 조치 중 하나로 개편됐던 역사교과서의 일부 내용과 표현도 원래대로 되돌리기로 했다.
민진당 정부는 장제스 격하와 탈중국화를 위해 타이베이 인근 중정공항을 타오위안(桃園)공항으로 바꾸고 공기업 이름에서도 중국이나 중화를 대만으로 바꾸었다. 장제스의 생일을 축하하는 12월 31일과 그의 사망일인 4월 5일도 모두 공휴일에서 뺐다. 역사교과서에서 중국을 지칭하는 ‘아국(我國)’ ‘본국(本國)’ ‘대륙(大陸)’도 모두 ‘중국’으로 바꿔 대만과 분리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