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反六四”…커지는 목소리, 커지는 긴장감

  • 입력 2009년 6월 2일 02시 59분


톈안먼 사태 20주년(4일)을 앞두고 시위를 우려한 중국 당국은 광장 주변을 철통봉쇄하고 인터넷과 언론 검열을 강화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 어린이날인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열렸지만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긴장감이 가시지 않았다. 한 시민이 축제에 쓸 큰 물총을 들고 여행가방을 끌면서 경찰들 곁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톈안먼 사태 20주년(4일)을 앞두고 시위를 우려한 중국 당국은 광장 주변을 철통봉쇄하고 인터넷과 언론 검열을 강화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 어린이날인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열렸지만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긴장감이 가시지 않았다. 한 시민이 축제에 쓸 큰 물총을 들고 여행가방을 끌면서 경찰들 곁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中 ‘톈안먼사태 20주년’ 이틀 앞으로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20주년을 앞두고 홍콩을 비롯한 중국사회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중국 인권운동가들은 4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으로 흰색 옷 입기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행사를 금지하고 있는 중국 당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31일 시민 8000여 명이 ‘6·4 민주화운동을 복권하라(平反六四)’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사태의 재평가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톈안먼 사태 관련 행사로는 1992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1일 홍콩 밍(明)보가 전했다. 추모의 의미로 검은색과 흰색 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 정부청사까지 거리행진에 나섰다. 홍콩에서는 4일 밤 빅토리아 공원에서 기념 촛불집회도 열릴 예정이며 홍콩 대학생들은 지난달 31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중국 본토에서는 당국이 사태와 관련된 논의와 행사를 철저히 막고 있어 겉으로는 무관심 속에 평온한 상태다. 베이징(北京) 톈안먼 광장은 수천 명의 공안과 군 병력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으며 출입자의 소지품도 일일이 검사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일 전했다. 또 언론과 인터넷에 대해서도 ‘6’과 ‘4’자만 들어가도 통제에 나서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일부 반체제 인사들을 일시적으로 수도 베이징 밖에 머물도록 하고 24시간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하지만 경기불황과 실업난으로 성난 민심이 톈안먼 사태 20주년과 결합할 수 있어 당국은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당국의 검열에 맞서 인터넷에서는 ‘기억과 망각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1일 AP통신이 전했다.

인터넷상에서는 검열을 피해 ‘1989년 6월 4일’의 로마 숫자 표기인 ‘VIIIIXVIIV’이 돌아다니고 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6월 4일을 ‘5월 35일’이라고 표현하면서 톈안먼 사태를 논의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의 중국어 포털사이트 다지위안(大紀元)이 전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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