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20년 인연 동반자로 격상 ‘제주 허니문’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7분


李대통령 “오늘은 내가 요리사”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신라호텔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각국 정상들과 오찬을 함께하던 도중 직접 고기를 굽고 있다. 서귀포=안철민  기자
李대통령 “오늘은 내가 요리사”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신라호텔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각국 정상들과 오찬을 함께하던 도중 직접 고기를 굽고 있다. 서귀포=안철민 기자
1, 2일 이틀 동안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간 경제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나아가 양측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안보분야 협력 기반 마련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아세안 각국은 전통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이번에 한목소리로 북한 핵실험을 규탄한 것은 대한민국의 외교적 성과”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지금까지 경제교류에 머물렀던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관계는 외교와 안보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하게 됐다”며 “신(新)아시아 외교의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세안 국가 정상들은 이날 당초 예정에 없던 ‘북한 핵실험에 대한 공동언론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초안에 ‘6자회담의 재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돼 있던 문구에 ‘조속한’이라는 표현을 넣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로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 따뜻한 이웃나라로 자리매김

이 대통령은 2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제 한-아세안은 서로 관심과 이해를 나누는 따뜻한 이웃, 공동 번영을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공동의장을 맡은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인상적인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데 대해 감사한다. 한국과 아세안의 발전된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구축되고 있음을 느꼈다”면서 “이번 제주도에서 우리는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해 허니문을 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의 리더 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 세일즈 외교 강화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최고경영자 회의(CEO Summit)’에 참석해 무역투자, 문화관광, 녹색성장 등 아세안과의 3대 협력방안을 제시한 뒤 아세안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국 투자를 권유했다. 이 대통령은 1일에는 특별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아세안 회원국들에 대한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확대 △한-아세안 협력기금 증액 △양측 간 교역규모 확대 등에 합의했다. 이후 문화 인적교류, 개발협력, 저탄소 녹색성장 등 3개 분야의 정책문서도 채택했다. 이와 함께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투자 부문 협정에 서명해 2005년 1월부터 시작된 FTA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서귀포=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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