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20주년을 맞아 최근 홍콩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이다. 홍콩인들은 올해도 예년처럼 세계를 대표해 톈안먼 사태 재평가를 강도 높게 중국 대륙에 요구했다. 하지만 톈안먼 사태에 대해 중국 비판 일색이던 홍콩인들이 최근 들어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그만큼 중국 대륙의 입김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은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에 앞서 미래 50년간 자본주의 체제와 고도의 자치를 보장받았다. 따라서 홍콩은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입법 행정 사법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홍콩인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다른 나라들처럼 톈안먼 사태를 재평가하고 유혈진압을 사죄하라고 한목소리를 내왔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에서는 ‘입도 뻥긋 할 수 없는’ 금기어지만 홍콩에서는 언론 사상의 자유를 상징하는 시금석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홍콩에서 톈안먼 사태에 대해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늘었다. 올해 4월 홍콩대 학생회장은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들이 평화시위를 했다면 유혈진압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발언으로 자리에서 쫓겨났으나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5월에는 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이 “톈안먼 사태를 경제발전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경제발전을 위해 사람을 죽여도 되냐”는 반발에 부닥쳐 그는 한발 물러섰지만 홍콩 행정수반이 중국 공산당과 같은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홍콩의 일부 공무원은 “시위대가 군인을 죽이려 해 어쩔 수 없이 진압했다”라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펴고 있다. 최근엔 자오쯔양 전 총서기의 회고록에 대한 비판이 홍콩의 친중(親中) 주요 일간지에 일제히 게재되기도 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