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20주년… 중국은 침묵했다

  • 입력 2009년 6월 5일 03시 00분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20주년 기념일은 중국 정부의 삼엄한 경계 속에 조용히 지나갔다. 하지만 홍콩과 미국 등 중국 대륙 밖에서는 진상조사와 재평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국 공안은 이날 추모 시위를 막으려고 톈안먼 광장 주변에 공안경찰을 배치해 출입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관광객들은 검문검색을 통과해야 광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앞서 3일 오후엔 말레이시아 총리 환영 행사 때문에 광장을 봉쇄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톈안먼 사태가 1989년 3일 밤부터 4일 새벽에 걸쳐 발생했음을 상기하면 의도적인 봉쇄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베이징대 등 동조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곳에도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톈안먼 사태 관련 인사가 운영하는 유명 서점이나 카페 입구에는 공안들이 순찰을 돌았다. 또 중국 주요 도시에서 미국 CNN 방송이 톈안먼 민주화시위 20주년과 관련한 보도를 할 때마다 TV 화면 송출이 중단됐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반체제 인사들을 가택연금하고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등 대대적인 ‘톈안먼 20주년 원천봉쇄’ 작전을 펼쳐 왔다. 희생자 가족 모임인 ‘톈안먼의 어머니’ 대표 딩쯔린(丁子霖·73) 씨 등 주요 관련 인사들은 가택연금되거나 언론과의 접촉도 차단됐다.

한편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는 이날 밤 수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관련 행사가 이어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