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의 역사적인 대패.”(BBC) “100년 만의 노동당 최악의 선거 결과.”(AP)
8일 개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영국의 집권 노동당이 사상 최악인 15.7%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해 고든 브라운 총리(사진)가 거센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노동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15%대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1910년대 이후 처음이다. 노동당은 전통적 기반이었던 웨일스에서도 보수야당에 1위를 내주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야당이 27.7%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유럽연합(EU) 탈퇴를 요구하는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이 2위(16.5%)를 차지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의석의 절반(323석)에서 34석을 더 차지해 다수당이 되고, 노동당은 2005년에 얻은 350석의 40%인 140석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당은 4일 실시된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34개 카운티 의회 가운데 한 곳도 건지지 못했다.
그러나 브라운 총리는 5일 장관 10명에 대한 개각을 단행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로드 만델슨 사업부 장관도 “노동당이 이번 집권기간에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총리에 이어 세 번째 총리를 내세운다면 조기 총선 요구를 받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현 상황에서 조기총선을 실시하면 노동당이 참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타임스는 8일 “조기총선을 할 수 없는 올가을까지 냉각기를 거친 뒤 브라운 총리가 사퇴하는 방안에 대해 노동당 내부에서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