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의 칼럼니스트인 알루프 벤은 “이슬람 문화에 열광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지역에서 상대방에게 구두 밑창을 보여주는 행위가 얼마나 큰 모욕인지 몰랐던 것 같다”며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다른 사진에선 오바마는 항상 발을 사무실 바닥에 붙이고 책상에 몸을 기댄 채 전화를 받는 것과 매우 다른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아랍 국가가 아닌 이스라엘에서는 신발 밑창을 보여주는 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스라엘의 이 같은 반응은 최근 미국의 중동평화 구상에 대한 이스라엘 내부의 불만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주 오바마가 이집트 카이로대에서 한 대(對)이슬람 화해연설 이후 이스라엘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도 이 사진에 대해 “오바마가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것보다 더 큰 모욕을 주었다”고 평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인 아부 아메드는 “지난해 이라크 기자가 기자회견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구두를 던져서 모욕을 준 것처럼, 이번에는 오바마가 신발 밑창을 이용해 이스라엘 정부에 모욕을 준 것 같다”고 비꼬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