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속 아기에게 ‘굿 나이트’ 키스를 한 뒤 불을 끄고 방을 나가버리는 서양 부모와 자장가를 불러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기와 함께 자는 동양 부모. 어느 쪽이 아기 숙면에 더 좋을까.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아기 재우기’ 기사에서 “혼자 재우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종 조사결과 혼자 잠드는 데 익숙한 아기들이 더 숙면을 하고, 건강이나 발달 상태도 좋았다는 것. 때문에 수면 전문가와 소아과 의사들은 “한 침대는 물론이고 같은 방에서 자는 것도 피하라”고 권한다고 타임은 소개했다.
대표적인 연구는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수면센터 조디 민델 박사가 17개국의 아기 3만 명을 대상으로 3년간 진행한 연구. 서양 아기들은 12%만이 부모와 함께 자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65%가 함께 자고 한방에서 자는 경우도 87%나 됐다. 그러나 아시아 아기들은 수면 시간이나 수면의 질이 모두 서양 아기들에 비해 떨어졌다.
민델 박사는 “아시아 아기들이 서양 아기들보다 수면시간 자체가 적은 탓도 있다”면서도 “부모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잠드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기들은 어차피 매일 밤 2∼6차례 잠을 깨는데 이때마다 부모가 얼러 주면 혼자서 다시 잠드는 법을 배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같이 자더라도 아기가 잠드는 순간만큼은 부모의 존재를 느끼지 않도록 일부러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