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잠수함, 美구축함 음파탐지기에 부딪쳐

  • 입력 2009년 6월 15일 03시 00분


남중국해 등 중국 인근 공해상에서 미국과 중국 해군 간 충돌이 잇따라 미묘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11일 필리핀 수비크 만 부근 남중국해상에서 중국 잠수함이 미 구축함 ‘존 매케인’의 음파탐지 장비와 부딪치는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잠수함과 미국 군함이 부딪치지는 않고 음파탐지 장비와만 부딪친 것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미 CNN은 잠수함이 음파탐지 장비에 부딪친 것에 대해 ‘부주의한 접촉’이라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잠수함이 수면 위에서 활동하는 군함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접근하다 군함이 늘어뜨려 놓은 음파탐지기에 부딪치면서 잠수함의 ‘은밀한 활동’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언론은 군함과 충돌하는 경우 잠수함이 입는 피해가 커 고의로 음파탐지 장비를 훼손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미군 측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필리핀대 법학과 해리 로크 교수는 “과거 미 해군기지가 있었던 수비크 만 근처에서 중국 잠수함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라며 “수비크 만에는 항상 미 군함이 정박해 있는데 근처에서 중국 해군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월 8일 남중국해 하이난(海南) 섬 남쪽 120km 공해상에서는 해군 함정 등 중국 배 5척이 미 해군 소속 ‘USNS 임페커블’호의 통행을 막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며 대치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은 합법적인 정보 수집 활동이라고 설명했으나 중국은 ‘미국이 음파탐지기 등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간첩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두 달 뒤인 5월 1일에는 한반도와 중국 사이 서해에서 중국 어선 2척이 미 해군 해양관측선 ‘USNS 빅토리어스’호를 막으며 대치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 선박이 국제법을 어기고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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