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리스크를 감시하는 금융감독기구 총괄역할을 맡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로 나뉘어 있는 감독 기구들의 ‘수장 기관’이 되어 금융위기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규제 개혁안을 17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본격화한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 허술한 금융감독 시스템에 있다고 보고 6개월 가까이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논의해 왔다. 당초 여러 개로 분산된 감독기관들을 통폐합해 새로 거대 금융감독기구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기존 기관들은 대부분 그대로 두는 대신 감독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이번 금융규제 개혁안은 특히 그동안 금융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대형 헤지펀드 등이 처음으로 감시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논의했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 통합은 하지 않는 대신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일부 기관들의 권한을 축소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FRB가 여러 개의 금융 감독 기구가 구성원이 되는 위원회의 보조를 받아 시스템 리스크를 통제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즉, 감독 당국들이 이 위원회를 통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조언하면 FRB가 이를 총괄 점검한다는 것이다.
한편 FRB는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점검하는 기관이 될 것으로 예상돼 이번 금융규제 개혁안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