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기구 “온두라스 회원자격 무기 정지”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셀라야 “귀국 변함 없다”

미주 대륙 34개국으로 구성된 외교협의체인 미주기구(OAS)가 4일 밤 온두라스의 회원국 자격을 무기한 정지시켰다. 지난달 28일 군사쿠데타로 호세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을 쫓아낸 온두라스 임시 정부에 국제사회가 강력한 경고를 보낸 셈이다. 이번 결정으로 아이티 니카라과에 이어 남미에서 세 번째로 가난한 온두라스는 미주개발은행(IADB)의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OAS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34개 참가 회원국 중 당사국인 온두라스를 제외한 33개국 전원 찬성으로 온두라스의 회원국 자격 정지를 결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호르헤 엔리케 타이아나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회원국 자격 정지 결정은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앞서 3일 호세 미겔 인술사 OAS 사무총장은 온두라스를 방문해 임시로 대통령을 맡고 있는 로베르토 미첼레티 전 국회의장에게 셀라야 대통령을 복귀시킬 것을 촉구했으나 임시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현재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셀라야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모든 사람이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5일 동맹국들의 지도자들과 온두라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통신은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 등이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셀라야 대통령은 또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무기를 소지하지 말고’ 평화롭게 공항으로 마중 나와 달라”고 말했다. 셀라야 대통령을 지지하는 서민층과 원주민들은 매일 수천 명씩 대통령궁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5일엔 이보다 많은 지지자들이 공항에 몰려들 것으로 예상돼 유혈사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05년 당선된 좌파 성향의 셀라야 대통령은 집권 연장을 염두에 두고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강행하려다 이를 반대하는 의회 및 군부로부터 지난달 28일 축출 당했다. 의회는 “셀라야 대통령이 의회가 승인한 80여 개의 법이 적용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며 “그가 온두라스로 돌아오면 즉시 국가 반역 등 18개 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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