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6·12 대통령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분열된 이란 국민을 다시 결집시키기 위해 바이든 부통령의 이스라엘 발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6일 국영방송 연설을 통해 “서방 지도자들의 이란 내정간섭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또 서방 지도자들을 겨냥해 “이란 국민은 내부적으로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적 앞에서는 뭉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도 “이스라엘의 폭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이란은 전면적이고 매우 단호한 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바이든 부통령은 5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이란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 관련해 무엇이 이스라엘의 국가 이익이 되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며 “미국은 다른 주권국가에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할 수 없는지를 지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미 국무부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이란 핵시설 폭격의 청신호를 켜줬다’는 해석을 경계했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이스라엘의 깊은 우려에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