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저서가 美교도소에서 ‘금서’?

  • 입력 2009년 7월 11일 02시 59분


‘담대한 희망’등 2권 지정
“안보 해 끼치는 내용 포함”

미국 연방교도소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저서인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1995년)과 ‘담대한 희망’(2006년)을 금서로 지정했다고 10일 AP통신이 보도했다. 교도소는 알카에다에 가담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콜로라도 플로렌스의 슈퍼맥스 연방교도소에서 3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아메드 오마라 아부 알리가 이 책을 읽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잠재적으로 국가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거절했다.

교도소 측은 금서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내린 지침을 인용해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속의 한 페이지와 ‘담대한 희망’에서 정치적 공약을 밝힌 22개 페이지 등 특정 부분을 예로 들었다. 교도소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구절이 문제가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부분 외교 정책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작년 8월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이 책을 요청했던 아부 알리는 교도소 불만 신고서에서 언론 자유를 보장한 미국 헌법을 인용하면서 요청을 거절한 것은 나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부 알리의 변호사 조슈아 드라텔 씨는 “이번 교도소의 결정은 흉악범 감옥인 슈퍼맥스 교도소 수감자들이 가혹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퍼맥스 교도소에는 9·11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자카리아 무사위, 1990년대 우편물 테러로 악명 높던 ‘유너버머’ 시어도어 카진스키 등이 수감돼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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