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가나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사전 녹음된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미 시행 중인 경기부양책이 의도했던 대로 집행되고 있으며 하반기에 미국 경제에 상당한 경기활성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 2월 의회를 통과한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4개월 내에 효과가 나타나도록 고안된 것이 아니라 2년에 걸쳐 작동하도록 마련된 것”이라며 “이미 시행 중인 부양책이 제대로 성과를 낼 때까지 2차 부양책 시행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침체기에는 다른 경기지표들보다도 실업률이 훨씬 천천히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부양책이 실업사태를 호전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내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등 일각에서 경기부양책이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부양책을 쓰지 않았다면 재정적자가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났을 것이고 실직자가 지금보다 수만 명이 더 증가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오바마 정부가 추가 부양책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소비가 더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2차 부양책을 촉구하는 민간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발표된 로이터·미시간대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4.6으로 전달의 70.8에서 크게 하락하며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도 49.3으로 5월의 54.8보다 떨어졌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