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달 착륙 비디오 원본 실수로 지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7월 18일 03시 00분



3년간 찾다 발견 못해…복사본 구해 40% 복원
‘인류의 위대한 도약’으로 불리는 40년 전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장면을 촬영한 원본 비디오테이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6일 밝혔다.
NASA는 이날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는 장면을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동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화면 속에는 암스트롱이 사다리를 내려오는 장면, 에드윈 버즈 올드린이 뒤따르는 모습, 두 우주인이 달에 남긴 명판을 읽는 모습, 달 표면에 깃발을 꽂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우주인 헬멧에 반사된 그림자까지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40년 전 TV로 방영된 화면보다 화질이 훨씬 선명하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어처구니없게도 NASA가 40년 전 촬영한 원본 비디오테이프를 3년 동안이나 찾다가 발견하지 못해 복원한 것이다. NASA에 따르면 원본 동영상은 커다란 릴 테이프 2개에 감겨 보관돼 있었다. 하지만 1970, 80년대 재정난으로 테이프가 모자라자 약 20만 개의 사용된 테이프를 지우고 재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달 착륙 비디오 역시 일반자료 테이프로 취급돼 지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NASA는 설명했다.
다행히 NASA는 전 세계를 뒤져 음성은 없고 영상만 담긴 4개의 복사본을 찾아냈고 이를 옛 필름 복원 전문회사인 할리우드의 ‘라워리 디지털’에 맡겨 원본 영상보다 더 선명하게 복원하고 있다. 현재 40% 정도가 복원됐다.
하지만 이번 원본 테이프 분실을 계기로 달 착륙 조작설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조작설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달 착륙 장면이 애리조나 주의 한 세트장에서 촬영됐다면서 동영상 속 우주공간에 별이 보이지 않고 달에 공기가 없는데도 성조기가 펄럭인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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