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신종플루까지…각국, 관광업 살리기 분주

  • 입력 2009년 7월 21일 16시 01분


세계 관광업계가 금융위기로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각국이 관광산업 살리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UNWTO에 따르면 올해 1~2월 해외여행을 한 전 세계 관광객은 전년에 비해 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세를 지속하던 관광산업 규모가 2007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또 국제항공운수협회(IATA)는 외국이나 국내 관광지를 방문하는 이들이 줄면서 올해 1~4월 항공기 탑승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줄었다고 밝혔다. 호텔 객실 이용률도 같은 기간 10% 떨어지는 등 관광업계 침체는 전 세계적 추세다.

특히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까지 겹치면서 해외여행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었고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가격인하, 투자확대, 고용확대 등 특단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관광대국으로 콧대가 높은 프랑스는 여름 여행 성수기를 맞아 7월부터 레스토랑에 대한 음식료 부가세율을 19.6%에서 5.5%로 대폭 인하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 같은 조치가 맛있지만 비싸기로 악명 높은 프랑스 레스토랑의 음식 가격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의 이용이 늘면서 내수 진작을 통해 경기부양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집트=피라미드 등 고대 유적을 보기 위해 매년 외국인 관광객 1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이집트도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산업인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집트 관광부는 자국을 방문하는 여행자 가운데 항공편을 이용하는 비율이 85%에 이른다는 점에 착안해 최근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 공항 이용료 등을 낮춰 외국 관광객이 더 싼 비용으로 이집트를 여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호주=천혜의 자연 환경으로 각광받는 호주에선 정부가 5월 말부터 '떠나지 않으면 인생도 없다'(No Leave No Lif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국 근로자가 올해 휴가기간 중 호주 곳곳을 여행하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신종플루 등의 여파로 외국 관광객이 줄 것에 대비해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호주 관광부는 이를 위해 각 기업 등 사업체에 이 같은 방침을 전하는 한편 근로자들이 남은 휴가 동안 호주를 여행하도록 관련정보 등을 제공하는 홈페이지를 마련했다.

▼그리스=그리스 정부는 세계 관광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비자 발급 간소화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산토리니 섬 등이 아시아 국가 신혼부부 사이에 인기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중국인 신혼부부의 경우 관광 비자를 직접 신청하고 간단히 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그리스는 또 올해 해외 각국에 대한 관광홍보 예산을 50% 늘리고 여행 관련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금도 상향 조정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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