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자제품을 사면 구입가격의 일정액을 되돌려주는 ‘에코포인트 제도’가 일본 내수경기를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에코포인트 제도란 정부가 인정한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구입액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주고 나중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캐시백 서비스다. 에코포인트를 지하철 요금으로도 쓸 수 있는 등 사용 범위가 매우 넓은 게 특징이다.
일본 정부가 5월 에코포인트 제도를 본격 실시한 이후 해당 가전품목의 국내시장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에코포인트가 적용되지 않는 음향기기 등 일부 가전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23일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 따르면 6월 영상기기 출고액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7% 증가한 1790억 엔으로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영상기기 가운데서도 초박형 평면TV는 지난달 출고대수가 작년 동월 대비 28.5% 늘어나는 등 올해 4월부터 3개월 연속 20%대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에코포인트 적립이 가장 많은 501L 이상 대형 냉장고의 6월 출고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배 늘어난 7만 대에 이르렀다.
하지만 에코포인트가 적용되는 품목이 적은 CD플레이어 등 음향기기는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또 신차 판매가 저조하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DVD플레이어 등 전자기기는 오히려 판매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자기기 전체의 출고액은 작년 동월 대비 5.1% 감소한 2514억 엔으로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