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만 집권당인 국민당 주석 선거에서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당선됐다. 한층 높아진 국정장악력으로 마 총통은 경제회복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인 중국과 대만, 양안 간의 ‘경제협력체제협정(ECFA)’ 체결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종의 자유무역협정(FTA)인 ECFA가 체결되면 한국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양안 경제협력 신기원 열리나
ECFA는 관세를 아예 폐지하거나 내리고 서비스 시장 및 투자를 개방하는 등 무역장벽을 낮추는 게 주 내용이다. 중국과 홍콩이 2003년 체결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대만 버전이다. 홍콩은 CEPA로 2003∼2008년 연평균 6.3%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체결 전인 1997∼2002년의 평균 GDP 성장률은 ―1%다.
중국 대만 간 자유무역협정 논의는 2005년부터 시작됐으나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올해 초 마 총통에 의해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CA)’으로 부활했다. 다만 홍콩처럼 대만이 중국의 ‘특별구’처럼 보인다는 거부 반응이 나와 이름은 올해 2월 ECFA로 개명했다. 그냥 ‘FTA’라는 표현을 쓰자니 대만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모양새여서 중국이 달가워하지 않았다.
대만 정부와 국민당은 협정을 맺으면 경제성장률이 매년 1.37%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北京)에서 우보슝(吳伯雄) 현 국민당 주석과 회담을 갖고 올해 하반기 중 협상에 착수하자고 합의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대만 야당은 농업 및 공업 분야 등 관련 사업이 타격을 입고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제1야당 민진당 등은 국민투표를 하자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당 안에서도 연말에 있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문제라며 발을 빼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선거로 공천권을 쥐어 당 장악력이 한결 높아진 마 총통이 훨씬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에도 ECFA 체결을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중국 반관영 중국신문망은 이날 마카오의 신화아오(新華澳)보를 인용해 “최소한 입법원의 국민당 의원들이 지휘부의 말을 더 들을 것”이라고 전했다.
○ 양안 경제협력은 한국에 위협될 듯
경제자유협정과 별도로 양안의 경제협력은 최근 한층 빨라졌다. 1일 대만 정부는 중국 자본의 직접 투자를 양안 분리 이후 60년 만에 최초로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5월 대만과 서로 마주보는 푸젠(福建) 성에 ‘하이샤시안(海峽西安) 경제구’ 신설 계획을 확정했다.
이런 양안 경제협력은 이미 한국에 위협요소가 됐다. 홍콩 야저우(亞洲)주간은 최신호(8월 2일자)에 ‘한국은 왜 차이완(China+Taiwan)을 두려워하는가’라는 분석 기사를 싣고 양안 합작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을 상당 부분 잠식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