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에 놓인 日 이발소…이발사 시험 응시자 줄어

  • 입력 2009년 7월 27일 18시 15분


일본에서 이발사 면허 국가시험 응시자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올해 8~9월 실시되는 이발사 시험의 총 신청자는 1232명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9년 전 국가시험 제도로 이발사를 처음 선발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발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이발소 대신 미용실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선 이발소가 속속 사라지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는 "이발사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후계자 부족도 심각하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에서 이발사 면허는 2000년 6월부터 국가시험을 통해 발급받는 제도로 바뀌었으며 연중 2차례 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발소를 주로 찾던 남성들도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것을 선호하게 되면서 수험자는 매년 꾸준히 감소해 왔다.

이발사 국가시험을 보기 위해선 후생노동상이 지정한 전문학교 등 관련 교육기관에서 양성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그러나 수강생 수 급감으로 폐쇄하는 곳이 늘면서 이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전혀 없는 지역도 생겨났다.

도쿄에서 3대째 가업으로 이발소를 운영해온 기리부치 쇼사쿠(桐淵莊作·68) 씨는 교도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100년 동안 이어온 이 가게도 내가 가위를 놓으면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리부치 씨는 "과거에는 젊은 손님들도 많았지만 최근 들어 미용실로 다 뺏겼고 지금은 40대 이상만 찾는다"며 "머리를 자르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불황에도 끄덕 없다고 자신해 왔지만 이제 손님 수가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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