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취임 6개월 성적표는…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경제 ‘비’… 안보 ‘흐림’… 내치 ‘흐린 뒤 갬’
국방-복지 등 전임대통령 5명과 29개 지표 비교
실업률 9.5% 최악… 지지율 60%로 카터 뒤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6개월 성적표를 이전 대통령 5명과 비교하면 경제는 ‘비’, 안보는 ‘흐림’, 내치(內治)는 ‘흐린 뒤 갬’으로 분석됐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오바마 대통령과 이전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국방’, ‘보편적 복지’, ‘자유의 축복’이라는 틀에서 29개 지표로 비교했다. 조사결과는 워싱턴포스트 일요일 판(26일)에 보도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일으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전쟁 여파로 오바마 대통령의 첫 6개월간 전사한 군인은 212명으로 이전 대통령 5명의 첫 6개월 동안 발생한 전사자 총합보다 많았다. 국방예산은 6970억 달러로 이전 대통령 때의 국방예산을 올해 달러 가치로 환산했을 때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비율은 4.2%로 로널드 레이건(5.7%), ‘아버지’ 조지 부시(5.5%), 지미 카터(4.8%) 전 대통령 때보다 낮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첫 6개월간 미국은 여전히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였다.

세계의 무력분쟁 발생 건수는 26건으로 카터 전 대통령(23건) 이래 가장 적었다. 이에 따른 일반인 사상자 수는 2만5000명으로 어느 때보다도 적었다. 하지만 핵 확산 방지 체제는 취약해져 북한, 인도, 파키스탄 등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8개국이 핵실험을 했다.

이전 5명의 대통령도 실업, 고(高)인플레이션, 공황 등 경제난 속에 취임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맞게 된 경제위기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실업률은 9.5%로 가장 높았다. 실업률이 높다고 했던 카터, 레이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의 실업률은 7%대였다. 실질 GDP 성장률은 ―5.5%로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다. 고용 하락을 경험한 대도시 비율은 97%로 사실상 모든 대도시에서 고용이 줄었다. 5명의 선임자 때는 40%를 넘긴 적이 없었다. GDP 대비 공채(公債·public debt) 비율은 54.8%로 5명의 선임자 때에 비해 가장 높았고, GDP 대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출은 14.51%로 이전 대통령 때보다 2∼2.6배 높았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선임 5명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대통령 지지율은 60%로 아들 부시(57%), 클린턴(45%), 아버지 부시(49%) 전 대통령보다 높았지만 카터 전 대통령(62%)보다는 낮았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이 다수당인 의회에 대한 지지율은 33%로 아들 부시 전 대통령 때(49%)보다 낮았다.

그러나 취임 6개월 동안 만족도 상승률은 ‘+14%’로 레이건 전 대통령(+16%) 때 이래 가장 높아 오바마 대통령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엿보게 했다. 아버지 부시(―1%), 클린턴(―5%), 아들 부시(―5%) 전 대통령 때의 첫 6개월 동안 만족도는 하락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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