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대만 국민당 주석으로 선출된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27일 축전을 보냈다. 마 총통도 즉각 이에 화답했다. 양국의 지도자가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은 국민당 장제스(蔣介石) 정권이 국공 내전에서 패해 1949년 대만으로 물러난 이후 처음이다.
롄허(聯合)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후 주석은 이날 마 총통에게 보낸 축전에서 “(공산당과 국민당) 양당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증진하고 상호 정치적 신뢰를 심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양안 동포의 이익을 증진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마 총통도 이날 곧바로 후 주석의 축전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양당은 ‘9·2 공동인식’의 기초 위에 평화발전과 상호 공영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이는 양안 인민의 희망에 부합하며 세계 각국의 긍정적 평가를 얻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앞으로 양당은 민의에 순응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며 △논쟁을 자제하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한다는 원칙 아래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축전에서 두 지도자는 서로를 국가 최고지도자가 아닌 집권당 대표로 대접했다. 각각 서로를 ‘중국국민당중앙위원회 마잉주 선생’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 총서기 후진타오 선생’이라고 칭했다. 다만 “마 총통은 당 주석 당선자 신분이라 공식 직함을 뺀 것 같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양안 관계는 지난해 5월 마 총통 취임 이후 순풍이 불고 있다. 마 총통은 취임 한 달 만에 대화를 복원하고 전면적인 3통(三通·직교역, 물류 및 인적교류, 우편교류)의 교류협력 시대를 열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