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불법 취업을 하면서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상하이차오(上海僑)보는 최근 한국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낮에 공부하고 밤에 일하면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다는 뉴스를 구체적 사례와 함께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왕(新華網)과 반관영 중국신문망 등 중국 주요 매체들도 이 뉴스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2006년 전남의 한 대학으로 유학 온 중국인 중(鍾)모 씨는 집이 가난해 아르바이트에 의지해 생활할 수밖에 없다. 그는 직업소개소에 15만 원을 선불로 내고 일자리를 소개받았다.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일당 6만 원을 받는 자동차 부속품 공장이었다. 이 곳에서 중 씨는 잠시 쉴 틈도 없이 개당 10kg이 넘는 부속품을 날마다 600개씩 옮겨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당초 여름방학 2개월 동안에만 근무할 생각이었으나 취업조건이 3개월 근무여서 마지막 한달은 밤에 일하고 낮에는 공부하는 '지옥 같은 생활'이었다고 한다. 그 사이 몸무게도 10kg이나 줄었다.
신문은 냉동 창고에서 보름 동안 매일 밤 12시간씩 일했는데 직업소개소의 사기로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천(陳)모 씨의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냉동 창고에 이어 24시간 커피전문점에서 매일 밤을 새우며 일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 하지만 치료비가 비싸 병원에 갈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신문은 한국의 수많은 중국 유학생들이 이런 일들을 겪고 있다는 전했다.
이에 대해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유학생 비자 소지자는 1주일에 20시간 이상 일할 수 없는 만큼 이들은 불법 취업자"라고 밝혔다. 한 한국인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업종에 취업해 고생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이는 이들이 자원해 불법 취업한 것으로 마치 한국인 업주가 노동을 강요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