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를 비판할 때 '왜 우리는 미드(미국드라마), 일드(일본드라마)처럼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작품을 만들지 못하느냐'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그러나 미드, 일드에도 막장 코드를 내세운 드라마 사례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특히 일부 작품은 국내 드라마의 막장 수준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 충격적인 내용이 매회 등장한다. 이들 국가에선 한국에 비해 심의 기준이 약해서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막장의 종합세트 미드
미국 ABC의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은 온갖 막장 소재를 모아둔 드라마다. 한 마을에 사는 주부들의 일상과 비밀을 다룬 이 드라마는 불륜, 패륜, 살인, 폭력, 복수, 자살 등 자극적인 소재가 매회 끊이지 않는다.
올해 시즌 5까지 제작된 '위기의 주부들'은 첫 선을 보인 2005년 미국 시청률 1위에 오른 이래 전 세계적으로 방영되며 각광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국내에선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됐고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이들도 많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인 주부 브리 밴 드 캠프의 아들 앤드류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정신적 상처를 주기 위해서 어머니의 남자친구를 유혹해 성관계를 갖는다. 남편 몰래 10대 청소년 정원사와 바람을 피우던 가브리엘 솔리스는 우여곡절 끝에 이혼하고 새 남자를 만나지만, 재혼 첫날 결혼식장에서 전 남편인 카를로스와 몰래 성행위를 한다.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아들을 이웃 몰래 지하실에 감금한 어머니, 아내를 협박해 자살로 몰고 간 이웃집 여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하는 남편 등 복수와 살인도 그 정도가 국내 드라마에 비해 훨씬 심하다.
젊은 시청자 사이에 인기가 높은 미국 CWTV의 '가십걸'(Gossip Girl)도 여학생이 남자친구의 삼촌과 성관계를 갖는 등 주로 부유층 미성년자들이 여러 상대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대표적 막장드라마다.
●왕따, 폭력 난무하는 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