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코하마 ‘새역모’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 입력 2009년 8월 5일 02시 56분


8개구 중학교서 내년부터 사용… 국내 시민단체 반발

일본 요코하마(橫濱) 시 교육위원회가 4일 극우세력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만든 역사왜곡 교과서를 시내 18개구 가운데 8개구의 시립중학교에서 내년부터 2년간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새역모는 2004년 역사왜곡으로 물의를 빚은 후소샤(扶桑社)판 역사교과서를 만든 단체로, 후소샤와 저작권 및 편집방침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결별하고 지유샤(自由社)를 통해 별도의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올 4월 검정을 통과했다.

요코하마는 도쿄에 이은 인구 2위의 대도시로 후소샤판과 지유샤판을 통틀어 대도시 교육위원회가 역사왜곡 교과서를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향후 2년간 지유샤판 교과서를 사용할 중학교는 71곳이다.

지유샤판 역사교과서는 후소샤판과 대표 집필자, 목차 구성, 항목 표기가 거의 같으며 황국사관에 따라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하고 한국 침략을 정당화하는 등 역사왜곡 내용도 비슷하다. 지유샤판은 한일 역사학계에서 부정되는 임나일본부설을 서술하는 한편 동아시아에서 일본만이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을 식민지 용어인 이씨조선으로 표기하고 임진왜란 때 조선 침략을 ‘출병’으로 표현했다. 또 일본 식민지 정책의 초점이 한국의 근대화에 있었다고 미화하고 한국 강제병합의 강제성과 침략 의도를 은폐하고 있다.

한편 요코하마 시 교육위원회의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결정에 대해 국내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는 항의성명서를 내고 “한일 양국의 양심적 시민들이 왜곡 교과서 채택을 하지 말아 달라는 강력한 요구를 전달했음에도 요코하마 시 교육위원회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한일 우호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라며 요코하마 시 당국의 채택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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