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상하이 홍차오(虹橋) 국제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중국 중년 여성들과 출입국 심사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줄지어 선 20여 명의 얼굴이 여권 사진과 판이했기 때문. 간혹 가짜 여권으로 들어오다 걸리는 사람이 일부 있으나, 이 여성들은 모두 사진과 비슷하지 않았다.
4일 중국망과 연합만보 등 중국 언론과 일본의 중국전문 매체 '레코드 차이나' 등은 '상하이 공항의 기사(奇事, 기이한 일)'라며 한국 성형수술 관광단의 실태를 전했다.
이날 오후 홍차오 출입국 홀에 나타난 이 단체 손님들은 하나같이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값비싼 명품 핸드백에 고가의 옷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왔다.
공안 심사원은 여성들에게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선글라스 안에 숨겨진 그녀들의 얼굴이 공개되는 순간, 심사원들은 깜짝 놀랐다. 모두 코와 턱을 붕대로 칭칭 감거나 거즈를 잔뜩 붙인 '상처투성이'인 것. 일부는 눈 근처 실밥도 다 제거하지 않았다. 물론 여권 사진과도 비슷하지들 않았다.
여행단 인솔자는 이 여성들은 장쑤(江蘇)지방에서 온 36세에서 54세의 '한국 성형수술 관광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7월 28일 상하이를 출발해 한국에서 사흘간 강행군으로 성형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아직 수술 부위의 부기도 빠지지 않았고 얼굴 특징도 크게 변해 있었다.
공항 출입국 심사원은 "성형수술로 외모가 변한 여행객은 자주 봤지만, 이번처럼 단체성형을 받고 온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체 성형환자들이 한국에 몰려들게 된 데는 5월 의료법이 개정돼 중국 등 해외 환자에 대한 병원 홍보가 가능해졌다는 점이 있다. 여기에 의료관광비자가 신설돼 국내 병원에 예약한 해외 환자의 입국이 쉬워진 덕도 있다.
홍차오 출입국 사무소는 경력이 풍부한 대원들을 투입시켜 정밀한 대조 끝에 이들의 입국을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