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시아파 결혼땐 2000달러 줍니다”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부에 사는 수니파 출신의 신랑 무함마드 탈리브 씨는 최근 결혼식장에서 정부로부터 현금 2000달러가 담긴 봉투를 받았다. 신랑이 수니파이고 신부는 시아파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라크 인구 4분의 1의 하루 생계비가 1인당 2.5달러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2000달러라는 돈은 상당한 거금이다.

이라크 정부는 3년 전 종교를 초월한 결혼 커플에게 장려금을 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극에 달한 종파 간 갈등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1700여 쌍이 장려금으로 2000달러씩 받았다. 이라크 정부는 높은 결혼비용을 감안해 지금까지 고급 궁전 등에서 종파 간 합동결혼식을 15차례 열어줬다.

종파 간 결혼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 시절에 흔했지만 이라크전쟁이 터지면서 급속히 줄었다. AP통신은 최근 이라크 정세가 안정되면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종파를 초월한 결혼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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