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규모 유혈 사태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에서는 요즘 자원봉사자들이 오가는 사람들에게 노란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스티커에는 ‘웃음은 만국의 공통어’라는 글이 중국어와 위구르어로 적혀 있다. 현지 분위기를 낙천적으로 바꾸기 위해 당국이 내놓은 아이디어다.
중국 당국이 유혈 사태의 흔적을 하루빨리 지우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가운데 지난주 우루무치를 방문했던 유에스에이투데이 특파원은 ‘중국이 신장위구르 사태 수습에 활용하는 네 가지 수법’을 분석해 10일 보도했다.
○ 유혈사태 벌어지자 1600여 명 체포
우루무치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자 중국 당국은 1600여 명을 체포했다. 당국은 곧바로 이들이 위구르어로 변호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억류자 가족들은 체포된 사람들에게 변호사는 고사하고 가족 면회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한족 공안이 거리에서 무고한 위구르족들을 마구 체포해 갔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태가 진정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950여 명이 감옥에 갇혀 있다.
○ 화합 유도 사진전시회 열려
현지 공산당 간부들은 한족과 위구르족 사이에 아무런 감정적인 반목도 없으며 이번 유혈 사태는 극소수 분리주의자들의 이간질 때문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우루무치의 한 박물관에선 ‘우리는 한가족’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지에서 12년째 살고 있는 한 한족 사업가는 “위구르족은 한족에 대한 반감을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갖고 나오는 사람들”이라면서 “나도 위구르족 친구들이 있지만 그들을 절대 믿지 않으며 정부 선전과는 달리 늘 폭동의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 카디르 의장을 악의 화신으로 몰아
그동안 중국에서 ‘공공의 적’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난의 화살이 레비야 카디르 세계위구르총회 의장에게 옮겨갔다. 중국의 매체들이 총동원돼 그녀를 ‘테러주의, 분리주의, 극단주의’라는 3대 악의 화신으로 몰아갔다. 심지어 중국에 살고 있는 카디르 의장의 가족들도 그녀를 공격하는 데 이용됐다.
○ 눈앞에 돈을 흔들라
지난주 우루무치 시 정부는 7억9100만 달러(약 9808억4000만 원)짜리 고속도로 공사와 30만 개의 임시 일자리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현지의 한 관리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낙후 지역을 빨리 발전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폭력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올겨울 일자리 감소로 소요가 벌어졌던 광둥(廣東) 성에도 비슷한 투자계획을 발표해 여론을 안정시켰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