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루게릭병에 걸려 40년째 투병 중인 영국 스티븐 호킹 박사가 12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자유의 메달 수상식에서 영국의 국가의료시스템인 국립의료원(NHS)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세금을 재원으로 의료보험 대상을 확대한 NHS는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 의료개혁 청사진과 비슷하다. 이러다 보니 미국 내 의료보험 개혁 반대파들은 “의료보험 개혁이 이뤄지면 영국처럼 불완전한 ‘사회주의’ 시스템을 갖게 된다”며 영국 의료시스템까지 논란에 끌어들이고 있다.
호킹 박사는 이날 행사에서 “NHS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살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의료지원체계의 중요성과 역할을 적극 지지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3일 전했다. 그는 “나는 NHS로부터 어마어마한 규모의 최고급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 그 덕분에 아직 내가 살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한편 미국 내 NHS 비난여론과 관련해 최근 영국의 앨런 매리언데이비스 영국 공공보건위원장은 “NHS를 향한 비난은 완전히 쓰레기”라고 맞받아치며 “미국 의료보험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천만 명의 국민에게 의료보험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