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색 옷 -선글라스 못봐주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8월 15일 02시 56분



타임지, ‘최악의 드레서’ 지도자 10인 선정
세상에서 가장 옷을 못 입는 지도자는 누구일까.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14일 전 세계 정상들 중에서 ‘최악의 드레서’ 10인을 선정했다.
가장 먼저 이름이 거론된 사람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 위원장은 늘 똑같은 국방색 슈트와 커다란 선글라스, 키높이 구두 차림으로 언론에 등장한다. 이 잡지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겉옷은 그의 올챙이배를 가리는 데에도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상반신을 모두 벗고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는 장면이 잇달아 노출된 점이 혹평의 대상이 됐다. “알코올 중독이 만연하고 평균수명이 짧은 러시아에서 체력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조롱 섞인 분석이 나왔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 최고지도자의 패션은 그의 라이프스타일만큼이나 특이하다. 괴짜 리더로 알려진 그가 선택하는 옷은 화려한 무지개색이 들어가는 디자인이나 주름이 잔뜩 잡힌 치렁치렁한 스타일의 예복. 그가 입는 가죽 옷은 “차라리 영화 ‘라이언 킹’의 주인공에게 더 어울린다”고 타임은 꼬집었다.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촘파(chompa)’라고 불리는 수제 알파카 스웨터를 즐겨 입는다. 소박한 외모의 이 좌파 대통령이 해외 순방때 조차 정장 대신 스웨터를 입은 모습은 촌스러워 보일 정도. 2006년에는 ‘에보 패션’이라고 불리는 울 스웨터 디자인이 선보인 적도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촌스러운 패션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테헤란의 시장에서 산 30달러짜리 카키색 중국산 점퍼와 면 셔츠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은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아디다스’ 로고가 선명한 운동복을 좋아해 ‘아디다스 맨’으로 불린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빨간색 옷을 고집하는 패션 스타일 때문에 ‘인간 크레용’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밖에도 군용 망토를 즐겨 입어 ‘말쑥한 드라큘라’ 같다는 평가를 받은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단조로운 국방색 공산당 유니폼만 고집한 중국의 마오쩌둥, 지나치게 호사스러운 과소비 패션으로 구설에 오른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독재자 장 베델 보카사가 순위에 들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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