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화당원 농장서 ‘초당적 여름휴가’

  • 입력 2009년 8월 15일 02시 56분


호화 휴양지… “사치휴가” 비난도

취임 때부터 당을 초월한 협력 정치를 강조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민주당)이 여름휴가를 공화당원이 소유한 농장에서 보낸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23∼30일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비니어드 섬의 ‘블루헤런 농장’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이곳은 미시시피 주의 목재상인 윌리엄 밴디벤더 씨가 2005년 2035만 달러(약 250억 원)를 주고 산 목가풍의 고급 농장. 밴디벤더 부부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온 존 매케인 후보에게 개인이 낼 수 있는 법정 최대한도인 2300달러씩을 기부했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프레드 톰슨 후보에게 역시 2300달러씩 후원한 공화당원이다.

하지만 여름휴가에서 초당적 협력의 이미지를 보이는 것은 좋지만 ‘사치스러운 휴가’라는 이미지가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13일 지적했다. 국민은 극심한 불경기와 실업으로 고통을 겪는데 대통령이 개인 해변, 농구장, 골프연습장 등이 딸린 휴양지에서 ‘돈 많이 드는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비치면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농장의 여름 성수기 임차료는 일주일에 3만5000∼5만 달러(약 4300만∼6200만 원) 수준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휴가 비용은 국민 세금이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낼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사회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내가 딸들과 단란한 시간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국민이)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