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다음 달 내로 새로운 중동평화안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중동평화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2004년 이후 5년 만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집트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비판하면서 양국 관계가 냉랭해졌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부는 우리와 매우 진지한 논의를 해왔다”면서 “현재 일어나는 일에 고무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모든 당사자는 진지한 협상을 재개할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며 여기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폭력 선동행위 중단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조지 미첼 미 중동평화특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세부적 문제를 조율한 뒤 다음 달 유엔 총회를 전후해 포괄적인 중동평화 계획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무바라크 대통령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화답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아랍국들은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이 평화협상에 복귀하면 이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정착촌 내 주택 건설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착촌 건설 완전 중단’이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관계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팔레스타인 급진파 하마스도 온건파 파타당원 55명을 석방한다고 밝혀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