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보다 위기관리 시스템 챙겨야 생존”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 美 포브스 지적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남긴 과제’

“앞으로 금융위기를 막을 최선의 대책은 중앙정보국(CIA)과 맞먹는 특별 감시조직을 만들어 상업은행, 투자은행, 헤지펀드들과 외국의 중앙은행 등에서 나오는 모든 금융정보를 샅샅이 분석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1일 미국 연방법원 판사이기도 한 리처드 포스너 시카고대 로스쿨 교수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9월 대재앙과 같았던 금융위기의 교훈을 전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AIG의 구제금융 제공 등 일촉즉발의 위기가 몰아닥쳤지만 미국의 경제주체 중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만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붕괴가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와 자동차 할부금융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잡지는 지난 1년간 월가를 살리기 위해 수조 달러를 쏟아 부은 미국 정부와 재무부, 백악관은 다른 재앙을 피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포인트를 제시했다.

우선 정부와 투자은행 같은 금융 중개기관과의 유착 관계는 본질적으로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스너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누구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는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는 주택경기의 거품과 신용시장 거품을 막기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 번째 금융시장 규제와 순수한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믿음이 무너진 탓에 투자은행들이 (자기자본보다) 30∼40배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결과적으로 연쇄 부도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포브스는 “리먼브러더스를 살렸어야 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제너럴모터스(GM)의 회생을 언급하며 “파산 상태의 자동차업체를 살려냈다면 파산 상태의 투자은행도 살려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랬다면 수조 달러 이상을 아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월가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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