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위기를 막을 최선의 대책은 중앙정보국(CIA)과 맞먹는 특별 감시조직을 만들어 상업은행, 투자은행, 헤지펀드들과 외국의 중앙은행 등에서 나오는 모든 금융정보를 샅샅이 분석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1일 미국 연방법원 판사이기도 한 리처드 포스너 시카고대 로스쿨 교수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9월 대재앙과 같았던 금융위기의 교훈을 전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AIG의 구제금융 제공 등 일촉즉발의 위기가 몰아닥쳤지만 미국의 경제주체 중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만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붕괴가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와 자동차 할부금융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잡지는 지난 1년간 월가를 살리기 위해 수조 달러를 쏟아 부은 미국 정부와 재무부, 백악관은 다른 재앙을 피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포인트를 제시했다.
우선 정부와 투자은행 같은 금융 중개기관과의 유착 관계는 본질적으로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스너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누구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는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는 주택경기의 거품과 신용시장 거품을 막기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 번째 금융시장 규제와 순수한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믿음이 무너진 탓에 투자은행들이 (자기자본보다) 30∼40배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결과적으로 연쇄 부도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포브스는 “리먼브러더스를 살렸어야 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제너럴모터스(GM)의 회생을 언급하며 “파산 상태의 자동차업체를 살려냈다면 파산 상태의 투자은행도 살려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랬다면 수조 달러 이상을 아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월가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