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인종차별 업체? 광고사진 논란

  • 입력 2009년 8월 27일 18시 23분


원래 모델인 흑인이 등장한 사진(위)과 아래는 컴퓨터 작업을 통해 흑인을 백인으로 교체한 사진.
원래 모델인 흑인이 등장한 사진(위)과 아래는 컴퓨터 작업을 통해 흑인을 백인으로 교체한 사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26일 자사의 인터넷 광고 사진에서 흑인 모델을 포토샵 등 수정을 통해 백인으로 바꾼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CNN 등 외신이 27일 보도했다.

문제의 사진은 사무실에서 당초 동양인, 흑인, 백인 3명을 모델로 촬영했지만 폴란드 MS사이트에는 흑인 얼굴 부분이 백인으로 교체돼 게시됐다. 폴란드가 백인 단일민족 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이 수정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MS 측은 사진이 수정된 경위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MS가 운영하는 트위터를 통해 "마케팅 상 실수였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MS가 인종 차별주의적 시각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로 인해 MS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전 세계 각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중에는 이번 사례처럼 인종차별적인 경영이나 제품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업체들이 적지 않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화장품업체인 로레알은 6월 샴푸를 홍보하면서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혐의로 프랑스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로레알은 계열사인 가르니에가 제조한 한 샴푸 광고에서 백인을 제외한 흑인, 아시아, 아랍계 여성은 신제품을 사용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들리는 문구를 내세워 혐의가 인정됐다.

또 로레알이 "매장의 샴푸 판매원은 'BBR'이어야 한다"고 규정해 소수인종을 사실상 고용에서 제외시킨 것도 문제가 됐다. BBR은 프랑스어로 파란색, 흰색, 빨간색을 뜻하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딴 약어로 프랑스 국기에 등장하는 3색이며 프랑스의 직원채용 관련 분야에선 `백인 프랑스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백인 프랑스인'을 뜻하는 은어다.

의류업체 애버크롬비 앤 피치도 중국계 미국인 등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그림과 문구를 담은 티셔츠를 발매하고 제품 모델로 백인만 기용해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바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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